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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 승격하겠다던 수원 삼성, 2부 4경기 만에 2패…초보 감독 한계 부딪쳤나

2024-04-01

K리그2에서 무패로 다이렉트 승격을 다짐했던 수원 삼성이 시즌 초반부터 고전하고 있다. 개막 후 4경기 만에 2패를 기록하면서 리그 우승은커녕 승격도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원은 지난달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산 아이파크와의 2024시즌 4라운드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지난달 10일 서울 이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로 시즌 첫 패배를 당한 데 이어 홈에서 2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2승 2패를 거두며 순위는 13개 팀 중 8위에 그쳤다. 한 경기를 덜 치른 11위 안산 그리너스의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더 내려갈 수도 있다.

수원은 이날 경기에서 결과는 물론 내용에서도 밀렸다. 볼 점유율(63%)과 슈팅 개수에서는 앞섰지만, 기대 득점 값은 1.64골로 부산(2.53골)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실제로 위협적인 공격 장면은 부산이 더 많이 만들어냈고, 공격수들의 결정력만 좋았다면 2~3골 차 이상으로 벌어질 수도 있는 경기였다.

수원 팬 사이에서는 승격도 어렵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2패 상대가 승격 경쟁을 벌여야 할 팀들이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진다. 부산은 지난 시즌 리그 2위 팀으로 수원FC와의 플레이오프 역전패로 1부 승격을 코앞에서 놓쳤다. 이랜드는 수원FC 1부 잔류를 이끈 김도균 감독을 새 사령탑에 앉히고, 1부 FC서울 레전드였던 오스마르 영입 등 이적시장 광폭 행보로 단숨에 1부 승격 후보로 떠올랐다. 수원 팬들은 다음 상대는 현재 리그 4위인 충북청주로 원정에서 맞붙게 돼 이 경기 승리도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

감독의 경험 부족이 결국 경기력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질타도 나온다. 수원의 사령탑 염기훈 감독은 프로팀 감독을 맡기 위한 최소 자격요건인 P급 라이선스를 시즌 개막 한 달 전인 지난 2월에 수료했다. 염 감독은 이 일정 때문에 팀의 전지훈련에도 동행하지 못했다.

결국 부산전은 전술적 완성도에서 승부가 갈렸다. 염 감독은 중원에 박스 형태로 4명의 선수를 배치해 강한 압박과 빠른 역습으로 주도권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를 중앙으로 끌어들이는 움직임이 부족했고, 좁은 공수 간격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상대의 빠른 측면 역습에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공교롭게도 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1부에서도 지도자 경험이 있는 김도균, 박진섭 감독이 이끄는 이랜드와 부산에게 2패를 당했다. P급 라이센스 딴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초보 사령탑 염기훈 감독에게 1부 승격의 중책을 맡긴 것이 옳으냐는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수원의 스타 선수들을 감독에 앉히는 순혈주의 ‘리얼 블루’ 정책에 대한 비난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팀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구단 레전드 출신들을 지도자로 세워 방패막이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염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플레잉코치로 필드를 누볐다. 수원 팬들은 염 감독 카드를 모기업이었던 삼성전자가 지원을 줄이면서 꺼내든 고육책으로 본다. 앞서 지난해 12월 수원 서포터 프렌테 트리콜로는 당시 염기훈 감독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승격시키기로 구단 내부 결정이 났다는 보도가 나오자마자 반대 성명을 낸 바 있다.

 

글 = 박효재 기자(스포츠 경향)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