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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스 파이널4 우승’ 대한민국 핸드볼 역사 쓴 ‘여왕’ 류은희 “어린 시절 꿈, 34살이 되어 이뤘네요”

2024-06-05

대한민국 핸드볼의 여왕 류은희가 유럽 챔피언이 됐다.

헝가리 교리 아우디 ETO KC는 3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MVM Dome에서 열린 독일의 SG BBM 비에틱하임과의 2024 유럽핸드볼연맹(EHF) 챔피언스리그 여자부 파이널4 결승에서 30-24로 승리하며 유럽 최강자의 위치를 되찾았다.

교리의 류은희는 ‘핸드볼의 신’ 윤경신, 그리고 ‘우생순’의 오성옥도 이루지 못한 유럽 챔피언이 됐다.

 

류은희의 재능은 2012 런던올림픽 때부터 유럽에 알려졌고 그를 영입하려는 팀들이 많았다. 첫 해외 진출이었던 2019년 프랑스 ‘파리 92’와의 인연은 서로에게 불운하게도 코로나19라는 역병을 맞으면서 이별했다. 이후 유럽 무대에서 더욱 강력한 팀인 교리와 인연을 맺은 것은 어쩌면 크나큰 행운이었을지 모른다. 그곳에서 그는 끝없는 발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류은희는 꿈에 그리던 유럽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대한민국 핸드볼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다. 경기 후 시상식을 마친 류은희를 믹스트존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다음은 류은희와의 일문일답.

Q_ 우승 후 많이 울었는데, 당시 감정은?

어렸을 때부터 꿈이 유럽에서 경기하는 것이었다. 또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서 메달을 따는 거였다. 이제 34살이 되어 이뤄 감정이 많이 격해졌던 것 같다. 1년 내내 집에도 못 가고(웃음) 타지에서 고생해서 얻어낸 일이다. 또 내가 이 메달을 가질 자격이 된다고 동료들이 이야기해 주니 그 부분에서 울컥했다.

Q_ 오늘 경기를 짧게 평하자면.

내가 많이 부족했다. 그래도 동료들이 많이 도와줘서 쉽게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한 경기로 나를 평가하고 싶지는 않고 한 시즌 잘해서 얻은 거니 그걸로 만족하고 또 그걸로 너무 행복하다. 여기에 소속되어 우승했다는 게 뜻깊다.

Q_ 3년 동안 파이널4 무대에 섰는데 느낀 차이점이 있었는지.

오히려 첫해가 더 과감하고 용감하게 했던 것 같다. 올해가 더 힘들었다. 마지막이다 보니 반드시 뭔가 해야겠다는 압박감에 더 힘들었던 것 같다.

Q_ 국가대표팀 합류로 휴가도 반납해야 할 것 같은데?

어쩌다 보니 애들은(소집된 대표팀) 지금 오는 중이고 나도 팀 우승 행사를 하고 바로 합류하기로 했다. 바쁘지만 그것 역시 또 하나의 내 몫이고 해야 할 일이니까 투정 부릴 수는 없다(웃음).

Q_ 이른 감이 있지만 고참으로서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할 건지?

아직 (대표팀)명단도 다 확인을 못 했는데 대표팀과는 계속 소통하고 양해를 구하면서 파이널4 준비에 포커스를 맞췄기에 지금으로서는 일단 가서 집중해야 한다. 선수들이 많이 바뀌었다고 들었다. 항상 새롭게 팀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쉽지 않고 결승에서 보았듯이(유럽 선수들 수준이 높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내가 할 수 있는 역량 최대한 끌어내서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끔 다시 처음부터 만들어 가겠다.

Q. 대한민국은 새벽이지만 지켜본 팬분들이 있을 텐데 메시지를 전한다면?

1년 내내 응원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비록 이 경기에서 못 해서 아쉽고 속상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팀이 이기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늦은 시간 연락 보내주시고 멀리서 VPN으로 우회하셔서 보시느라 고생 많으신데(웃음) 항상 감사드린다.

 

글 = 오제형 기자(MK스포츠 통신원)

사진 = 알렉산다르 조로비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