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선방 없이도 승부차기에서 빛난 성남FC 유상훈

2024-06-26


충북청주FC와의 코리아컵 16강전에 나서고 있는 유상훈의 모습.
 

“내가 다 막아줄 테니 자신 있게 차!”

 

승부차기 돌입 전 성남FC 골키퍼 유상훈이 선수들에게 전한 말이다. 비록 승부차기에서 그가 직접 기록한 선방은 없었지만 이 말은 키커들에게 힘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19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에서 성남FC가 충북청주FC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8강에 안착했다. 성남FC는 전반 5분 크리스의 선제골로 달아났지만 후반 2분 김지훈에 동점골을 내줬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를 내지 못하자 승부차기로 결국 미소 지었다. 성남FC는 8강에서 광주FC를 만난다.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KFA)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 응한 유상훈은 “나를 비롯해 그동안 리그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경기에 나섰다. 오랜만에 나왔어도 맏형으로서 승부차기까지 열심히 뛰어준 팀원들에게 고맙다”는 소감을 전했다.

 

양 팀의 희비를 판가름했던 승부차기에서 유상훈이 직접 상대 킥을 선방한 장면은 없었지만 승부차기 돌입 직전 골키퍼로서 필드 플레이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 것만으로도 그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유상훈은 “골키퍼로서 승부차기는 내가 다 막아줄 테니 선수들에게 자신 있게 차라고 전달했다. 내가 상대 킥을 막지 못한 건 아쉽지만 선수들이 잘 차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어제도 팀 내에서 승부차기 연습을 했고, 스스로도 대비를 하고 있었다. 승부차기는 언제나 자신 있는데 90분 안에 경기를 끝내는 게 제일 깔끔하기 때문에 나도 승부차기에 가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라고 미소 지었다.



유상훈이 킥을 시도하고 있다.
 

“리그에서 출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 기회를 줬다”는 최철우 감독의 말처럼 유상훈 역시 이날 오랜만에 선발 출전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FC에서 성남FC로 합류한 유상훈은 지난 5월 김포FC와의 K리그2 13라운드 이후 약 한 달 만에 선발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유상훈(9경기)은 포지션 경쟁자인 최필수(7경기)보다 리그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했지만 최근 일정에선 주전에서 다소 밀린 모양새다.

 

유상훈은 “축구를 10년 넘게 하고 있는데 내가 주전으로 뛰었던 해는 2시즌 정도에 불과하다”면서도 “항상 경쟁의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주전이 아니어도 언제든 출격할 수 있도록 뒤에서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코리아컵 같은 무대에서 오랜만에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게 내 역할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유상훈은 “코리아컵에서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게 됐지만 개인적으로 설정한 목표는 없다. 그저 한 경기씩 최선을 다하면 우승까지 거머쥘 수 있는 거다”라며 “앞서 얘기했다시피 코리아컵에선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주로 나서고 있다. 그 기회를 간절히 여겨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성남 = 강지원

사진 = 성남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