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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동 ‘서울’ 감독 만나는 ‘포항’ 백성동 “운명의 장난 같다”

2024-06-26


수원삼성과의 코리아컵 16강전 이후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백성동의 모습.
 

코리아컵 8강전에서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김기동 더비’가 성사됐다. 백성동(33)은 지난해까지 포항의 사령탑을 맡다가 올해 FC서울로 옮긴 김기동 감독을 코리아컵에서 만나는 감정이 특별하다고 밝혔다.

 

K리그1 포항은 지난 19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연장까지 K리그2 수원삼성과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5-4로 승리했다. 이날 백성동은 0-1로 뒤진 연장 후반 9분 아크 정면에서 그림 같은 오른발 프리킥 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8강행을 이끌었다.

 

경기 후 백성동은 “꼭 결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경기를 어렵게 풀었다. 선제골을 허용했을 땐 나도 사람이라 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어렵게 승부차기까지 가면서 승리하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백성동이 수원삼성과의 코리아컵 16강전에서 완델손을 옆에 두고 프리킥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1.5군이 나선 포항은 2군을 내세운 수원삼성에 고전하다가 연장 전반 2분 전진우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백성동이 해결사로 나섰다. 극적인 프리킥 골을 터뜨린 백성동은 “처음 공을 내려놨을 땐 완델손 형이 차려고 했다. 그런데 내 느낌에 오른쪽이 비어 있어서 내가 차겠다고 했는데 들어가서 다행이다. 놓쳤다면 형에게 혼났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이제 백성동은 오는 7월 17일 열리는 코리아컵 8강에서 김기동 감독이 이끄는 FC서울을 상대한다. 백성동은 “운명의 장난”이라면서 “너무 재밌는 경기가 될 것 같다. 뛰는 우리도, 보는 팬들도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백성동은 지난해 김기동 감독의 포항에서 26경기 4골 8도움으로 K리그1 도움왕에 올랐다. 올해는 교체 멤버로 나서며 리그 1골에 그치고 있지만 코리아컵에서 귀중한 득점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은사’와 만나는 코리아컵에서 백성동이 다시 한번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글 = 오명철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