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포항스틸러스(K1, 이하 포항)의 박태하 감독이 코리아컵 준결승까지 진출한 이상 대회 우승에 욕심을 내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17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8강에서 포항이 FC서울에 5-1 완승을 거두며 준결승행을 확정 지었다. 이호재, 오베르단의 골로 앞서간 포항은 교체 투입된 정재희의 멀티골과 조르지의 골까지 더해 강성진의 한 골에 그친 서울을 제압했다.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박태하 감독은 “쉽지 않은 상대인 동시에 단판승부라는 걸 감안하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지만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서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해줬다”며 “이기고 있는데도 마지막까지 투혼을 발휘해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이번 결과는 다가올 리그 운영에 있어서도 큰 힘을 줄 것”이라는 소감을 전했다.
군 복무를 제외하고 포항에서만 선수 시절을 보낸 박태하 감독은 올해 친정팀 사령탑을 맡아 김기동 감독이 떠난 자리를 완벽히 메우고 있다. 포항은 리그에서의 순항과 더불어 코리아컵에서도 준결승에 오르며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중이다.
경기 전 코리아컵 우승 욕심이 있냐는 질문에 멋쩍은 웃음을 지었던 박태하 감독은 4강행이 확정되자 대회 정상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모든 팀들에게 리그보다는 코리아컵 우승이 조금 더 열려 있지 않을까 싶다. 준결승까지 오른 이상 대회 우승까지 노려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맞대결은 경기 전부터 일명 ‘김기동 더비’로 큰 관심을 모았다. 김기동 감독이 작년까지 이끌었던 포항과 현재 이끌고 있는 서울 간의 만남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박 감독이 언급했듯이 어려운 승부가 될 거라 예상됐지만 포항은 앞서고 있는 와중에도 경기 막판까지 공격을 늦추지 않으며 대승을 장식했다.
그는 “상대가 압박을 풀어 나오는 흐름이 있었는데 우리가 수비 지역에서만 머문다면 오히려 위기를 내줄 거라 판단했다”며 “우리가 상대를 앞으로 끌어내 뒷공간을 공략하는 패턴이 잘 적용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감독은 올해 포항 입단 후 첫 필드골을 넣은 조르지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조르지는 팀의 네 번째 골을 장식한 후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흘렸다. 박태하 감독은 “조르지의 모습을 보고 나 역시 사람이다 보니 뭉클해지더라. 앞으로 더 터져줬으면 한다”며 “(신)광훈이도 고참으로서 선수단을 잘 이끌었다. 팀 내의 이런 끈끈함이 큰 원동력으로 작용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포항 = 강지원
사진 = 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