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체육대회 우승으로 2007 창단 이래 첫 전국대회 우승 차지한 경남개발공사
- 운이 좋아 결승까지 오게 됐고, 마침내 우승해서 매우 기쁘다-김현창 감독
- 전국체전 우승은 제게도 처음이어서 매우 뜻깊고 기쁜 대회였다-이연경
- 고향 팀에서 이런 뜻깊은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 더 의미가 깊다-오사라 골키퍼
지난 17일 제105회 전국체육대회 정상에 오르며 2007년 창단 이래 전국 단위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경남개발공사. 지난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정규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만년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도약하더니 그 여세를 몰아 마침내 감격스러운 첫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우승의 주역인 김현창 감독과 공격과 수비의 핵심 이연경 그리고 수비를 책임진 오사라 골키퍼를 경상남도 고성군 고성국민체육센터 앞에서 만나 그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먼저 우승 축하를 건네는 인사에 세 사람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오랫동안 기다려 온 우승이었다는 걸 감추지 못했다.
김현창 감독은 "이번 대회를 우리 지역에서 개최하다 보니 선수들이 더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했다. 운이 좋아 결승까지 오게 됐고, 마침내 우승해서 매우 기쁘다"며 다소 원론적인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에 비해 이연경은 "리그 때 정규리그 준우승하고 아쉽게 챔피언 결정전에 못 올라갔는데 그걸 만회하는 전국체전이 된 거 같다"며 "특히 전국체전 우승은 제게도 처음이어서 매우 뜻깊고 기쁜 대회였다"고 말했다.
오사라 골키퍼 역시 "고향 팀으로 돌아온 지 3년째 되는데 저 역시도 전국체육대회 우승은 처음"이라며 "고향 팀에서 이런 뜻깊은 우승을 차지하게 되어 더 의미가 깊다"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남개발공사는 이번 전국체육대회에서 흔들림 없는 안정적인 공격과 수비를 보여주었다. 첫 경기인 8강에서 지난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던 강호 삼척시청을 27-18로 격파했고, 4강에서는 서울시청을 꺾으며 돌풍을 일으킨 대구광역시청을 28-22로 잠재웠다. 그리고 결승에서 지난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한 SK슈가글라이더즈를 27-20으로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신한 SOL페이 23~24 핸드볼 H리그에서 경남개발공사가 SK슈가글라이더즈를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준우승을 차지했기에 이번 결승에서의 승리는 더욱 값진 결과였다.
김 감독은 “SK슈가글라이더즈가 결승에 올라올 거라 예상했다. 리그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기 때문에 선수들이 이번에 반드시 승리하자는 마음으로 결연히 임했다”고 밝혔다. 오사라 골키퍼도 “리그에서 동점까지 갔지만 이기지 못해 아쉬웠는데, 우리 지역에서 열리는 만큼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고 덧붙였다.
결과는 27-20이었지만, 사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리그에서 통합 우승을 차지한 SK슈가글라이더즈는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팀으로 강경민, 강은혜, 유소정으로 이루어진 공격 라인은 최강이기에 전반은 내내 끌려가는 경기를 하다 후반 10분부터 역전해 짜릿한 우승을 일궈냈다.
김현창 감독은 "전반에 안 풀린 게 오히려 약이 돼서 하프타임 때 선수들끼리 얘기를 많이 하면서 뭉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사라 골키퍼는 "상대도 긴장했겠지만, 우리 지역에서 대회가 열리니까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우리가 조금 더 부담을 안고 하다 보니 다들 몸이 무거웠다"고 털어놨고, 이연경은 "슈팅도 그렇고 조금 밀리는 부분이 있어서 힘들었는데 어차피 다음 경기는 없으니 그냥 안 들어가도 때리자 이런 마음으로 하니까 조금씩 시간 지나면서 골이 터지고 이러면서 살아난 거 같다"고 밝혔다.
경남개발공사가 후반 초반 빠르게 따라잡은 게 역전의 발판이 됐는데 오사라 골키퍼의 선방이 출발이었다. 연달아 상대의 슛을 막아내면서 순식간에 역전으로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오사라 골키퍼는 이 경기에서 15개의 세이브에 42.86%의 방어율을 보여 팀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 감독은 "디펜스부터 하나씩 잡아가자고 생각해서 선수들이 앞선에서 막아주고 오사라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고, 오사라 골키퍼는 "제가 막았다기보다는 SK슈가글라이더즈 선수들이 슈팅을 저한테 맞춰주지 않았나 생각할 정도로 운이 좋았다. 우리 선수들이 후반에 골을 많이 넣으니까 그 흐름에 따라서 저도 막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격이 살아나면서 전반적인 흐름을 탔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오사라 골키퍼가 후반에서 든든히 버텼다면 공격에서는 이연경이 9골과 2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종횡무진 활약했다. 이연경은 특히 팀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고, 두 차례 스카이 플레이를 주고받으며 하고 싶었던 플레이를 모두 선보였다.
이연경은 "훌륭한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제가 패스 연결하는 걸 받아먹는 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선수들이 있기에 제가 돋보이는 거"라며 동료들 덕분에 자신이 빛을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며 해결사 역할에 대한 부담에 대해 "부담은 늘 가지고 있다. 골을 못 넣더라도 뭔가 해결을 해주거나 아니면 분위기를 반전 시켜야하는데 그게 제가 해야 할 일이니까 부담이라고 생각 안 하고 제가 해야 할 직업이라고 생각한다"며 프로다운 자신감을 내보였다.
오사라 골키퍼 역시 "게임이 안 풀리는 순간이 오면 무조건 골키퍼가 좀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를 믿어주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기 때문에 부담감도 어떻게 보면 감사한 일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였다.
세 사람은 마지막으로 함께 우승을 일궈낸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다가오는 신한 SOL페이 24~25 핸드볼 H리그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김현창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과정에서도 잘 이겨내 줬고, 중요한 순간마다 무너지지 않아서 고맙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매년 도전자의 마음으로 리그를 준비했는데 지난 리그 준우승에 전국체전 우승까지 했기 때문에 지킨다는 마음으로 선수들하고 뭉쳐서 다가오는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연경은 "리그 때도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정말 더 멋있었다. 우리 팀 이번 우승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도 더 단단한 팀이 되면 좋겠다"고 인사를 전했다.
오사라 골키퍼는 "어느 한 명 고생하지 않은 선수들이 없다. 벤치에 앉아 있어도 다 같이 지금까지 같이 훈련했고 또 응원도 해줬고 15명 모두가 있었기 때문에 뜻깊은 우승을 할 수 있었다. 다 같이 열심히 싸워줘서 정말 고맙고 다가오는 리그 때는 정규리그 우승을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이번 우승을 통해 경남개발공사는 창단 이래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발전을 다짐하며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글 = 안지환
사진 = 대한핸드볼협회